"괜찮습니다, "연을 쫓는 아이"를 읽은 당신이 조금 울더라도..."
 내가 라디오를 열심히 들을때 항상 듣던 광고다. 광고를 듣고 왠지 모르게 이 책에 끌렸었다. 하지만 책 읽는걸 지독히도 싫어하는 나는 엄두를 내지 못 내겠고 해서, 그냥 엄마한테 추천해드렸다. 꽤나 두꺼운 책이었다. 두께를 보니 더 엄두를 못냈다. 500장이 넘는 책을? 내가? 에이 설마..
 학교 숙제가 아니었다면 절대 읽지 않았으리라... 숙제라서 읽기 시작했다. 억지로.
 아무튼 그렇게 억지로 시작했지만, 이 책이 뭔가 다르다는걸 느끼는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내가 지금까지 읽어오던 그런 지루한 그것들과는 달랐다. 뭐 대충 스토리는 어린 아미르란 소년이 친구를 배신하고, 전쟁중에 미국으로 피신을 와서 살다가, 물론 살면서 그는 그 배신에 대해서 한번도 잊은 적이 없다, 그 친구에 대한 속죄로 이제는 고아가 되어버린 그 친구의 아들을 되찾아 오기 위해 떠났던 아프가니스탄으로 떠나는 얘기다.
 이 책을 읽는동안 난 계속 주인공 아미르의 이야기에 빠져들었고, 가끔은 내가 그가 된거 같았다. 정말로 가끔은 그렇게 느꼈다. 아미르의 베스트 프렌드가 어렸을적에 엄청난 고통을 당하는 장면에서는 내 가슴이 찢어지는거 같았고... 아미르가 미국에서 살다가 옛 정신적 지주 라힘 칸의 전화를 받고 아프가니스탄으로 돌아가 아버지 바바의 비밀을 알게 되고, 후에는 어렸을적의 악마와도 같은 존재였던 아세프와 대면을 했을때 나는 가슴을 조렸다. 흥분됐고 떨렸고 무서움을 느꼈다. 소랍을 병원에서 기다릴때는 나도 아미르처럼 초조하고 불안했다. 물론 아미르가 느낀 그것들에는 못 미칠것이 분명하지만, 나는 어느 정도 아미르의 그것을 느낄수 있었고, 아미르가 되었었다.
결국 난 일주일도 안되어서 아니 5일도 지나지 않아서 이 책을 끝내버렸다. 읽으면서 계속 읽고 싶어지고 덮으면 또 읽고 싶어지고, 그 다음 내용이 너무 궁금해지는 그런 책이었다. 되짚어보면 이 책을 읽는동안 꽤 여러번 감정이 북받쳐 오른적이 있었다, 하지만 눈물이 그냥 조금 고이고 눈이 약간 붉어졌을뿐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다. 내게 이 책은 왠지 그런 책이었다, 내 마음을 조금 후비다가 말아버리고 조금 후비다가 말고를 반복하는...
 아무튼 너무 좋은 소설을 읽은거 같은 확신이 든다. 이 책을 통해 나는 책의 재미를 알게 되었고, 책이 내가 갈 수 없는 곳으로 데려다 준다는 말을 실감했다. 앞으로도 책읽기를 즐길수 있을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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