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하루일과를 마치고 요시노야에서 밥을 먹었다.

조금 출출하긴 했지만 그렇게 배가 고픈것도 아니었고

요시노야가 보이긴 했지만 그렇게 땡겨서도 아니었다.

그곳에 담긴 추억이 나를 잡아 끌었다.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끔씩 지나는 길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오늘은 더 눈에 띄었고

마음이 동했고, 결국 고민끝에 요시노야로 향했다.

'아직도 그대로네...' 라는 생각을 하고 있자니, 얼마나 오랜 시간이 흘렀는지가 느껴졌다.

몇몇 새롭게 생긴 메뉴들을 빼곤 정말 그대로인 요시노야.

괜히 센치해졌다.

맛있어 보이는 신메뉴를 제쳐놓고 옛날 먹던 그대로 콤보보울을 먹었다.

똑같은 디자인의 박스, 그 안에 들어있는 밥, 야채, 테리야키 치킨 그리고 비프.

여전히 맛있었다. 그리고 괜히 옛 생각이 났다.

미국에 처음 들어온것이 15년전. (2001년 10월 27일...)

영어를 못해서, "for here or to go?" 라는 질문에 "아... 예쓰... 아아 노..." 라고 대답하던 기억...

"combo?" 라는 질문에 뭐라고 말하는지 알지도 못한채 그냥 "어... 노..." 라고 대답하던 기억...

입도 얼어붙고, 챙피하고 부끄러워서 얼굴 붉히며 어려워하던 기억들이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오늘 많이 났다.

요시노야가 일식이라는 얘기에 놀라던 시절. 요시노야가 뭐 대단한 음식이라도 되는것처럼 생각하던 그 시절.

참 어렸고, 참 모르는것도 많았다.

다른 사람이 듣는다면 웃겠지만ㅡ지금의 나조차도 웃음이 나온다.ㅡ그땐 그랬다.

생각해보니 나는, 배를 불리려고 밥을 먹은게 아니고, 허기진 그리움을 채우려 추억을 먹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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