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이 안되어 있어서 그래"
"시스템을 만들어야지"
"시스템이 있어야 제한을 하든지, 뭔가 컨트롤을 하지"
요즘 코로나 바이러스, "COVID-19" 이 유행이다.
뭔지도 잘 모르겠고, 어디서 나타난건지,
왜 나타난건지, 언제 백신이 개발돼서 끝날지도 알수 없다.
그 때문에 학교도 쉬고 있고, 여러 회사들은 재택근무로 전환 또는 잠시 휴업을 선언했으며,
식당들도 배달, 투고 픽업 외에는 식당내 식사를 시정부에서 제한해놓은 상황이다.
게다가 교회내에서의 예배나 모임도 전혀 가질수가 없어서, 온라인으로 대체해야하는 상황이다.
이처럼 모든 모임활동을 제한하고 서로간의 접촉을 최대한 피하라고 한 기간이 일단은 2주이다.
거리에 걸어다니는 사람은 당연하고, 도로위의 차의 수도 줄었다. --트래픽이 줄어서 감사하다--
대신 거리 위나 차에 있어야 할 모든 사람들이 마켓으로 모였는지,
모든 마켓들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는데
어떤 유명 브랜드 새시즌 한정판 아이템이 새로 발매되기라도 한듯 사람들은 카트를 하나씩 잡고 마켓 앞에 새벽부터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그리고 곧 전쟁이라도 난듯 모든 마켓의 모든 진열장이 텅텅 비어있는 거짓말 같은 일들이 여기저기 일어나고 있다.
오늘은 페이스북을 통해 한 동영상을 봤다.
위와 같은 상황을 겪고 있는 유럽인것 같은데, 마켓 안에서 흑인 아줌마 한명과 검은 머리 백인으로 보이는 엄마와 딸이 머리 끄덩이를 잡은건지 멱살을 잡은건지 서로 엉켜서 싸우는 모습이었다. 이내 그 싸움의 이유가 밝혀진다. 백인 모녀가 사려고 카트에 담아둔 (혹은 카트에 담으려고 했던, 영상이 모든 상황을 보여줄 정도로 길지 않다) 4팩 (이것도 정확하지 않다)의 두루마리 휴지 중 흑인 아줌마도 한팩이 필요하다고 싸우고 있는 것이었다.
대충 상황을 보니 두루마리 휴지는 그 모녀를 마지막으로 품절이었을테고, 조금 늦게 온 탓에 흑인 아줌마는 눈앞에서 그 두루마리 휴지를 놓치게 된 상황. 아마 처음엔 한팩만 줄수 없겠냐고 물었을 것 같고, 모녀는 안된다고 했을것이고, 꼭 필요해서 그러니 딱 한팩만 나에게 양보해줄수 있겠냐고 되물었을테고, 모녀는 절대 안된다고 다시 한번 못을 박았을테고, 그 후로 아마 두루마리 한팩을 쟁취하기 위한 작은 전쟁을 선포하면서 악을 지르며 서로 뒤엉켜 싸움까지 벌어진것이리라 생각이 든다.
영상은 마켓 매니져가 와서 서로를 떼어놓고, 경찰에게 전화를 걸면서 끝이 난다.
내 경험상 누군가는 이 영상을 보며 시스템을 운운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켓이 시스템을 갖춰서, 1가구당 1팩의 두루마리 휴지만 구입할수 있다는 규칙을 만들었어야한다고 이야기 했거나,
더 높은 지휘본부나 정부에서 제한을 둘수 있도록 미리 움직였어야 하는게 아니겠냐고 이야기 했을터다.
그렇지만 그런 이야기를 오늘 이 상황에서 누군가 했다면, 난 굉장히 슬펐을것이고, 불쾌하게 느껴지기까지 했을것이다. 앞서 말했든 코로나 바이러스 많은 사람들이 몸의 건강에 해를 당했고, 또 모든 이들의 건강이 위협 받고 있다. 위협받는 건강을 지키기 위해 사람들은 서로간의 접촉을 최대한 피하고, 2주라고는 했지만 더 길어질지 모르는 격리 상황이 두려워 사재기하듯 모든 생필품과 음식을 쓸어담는다.
몸에 병균이 들어오는 것이 두렵고, 그로인해 몸이 상하는 것이 두려운 것일테다.
코로나가 우리 몸을 상하게 할순 있어도, 우리 마음만큼은 상하게 할수 없다.
이런 상황일수록, 우리 마음만은 더 건강하길 원한다.
건강한 마음들이 있다면, 소위 말하는 "시스템"보다 더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시스템" 이 전혀 필요없다거나, 아주 나쁜 것이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 아니고,
시스템보다 더 먼저 건강한 마음, 시스템이 없더라도 발휘되는 아름다운 마음이 있기를 꿈꾼다.
마음 건강 몸 건강 둘다 잘 챙기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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