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렴풋이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영근지 2021. 11. 8. 13:56

한 치 앞은 3.03...cm 라고 한다

가끔 쓰는 글이어서 그래도 어떻게든 길이를 늘려야한다는 생각에, "한 치" 가 얼마인지 검색해보았다.

1m = 3.3 자

1자 = 1/3.3m = 0.303...m

1장=303....cm

1자=30...cm

1치=3...cm

라고 한다.

그러니 내가 경험한 것은 엄밀히 말해 한치 앞은 아니겠다.

 

본문으로 들어가자, 나의 개똥철학의 세계로...

주말 아침운동을 끝내고 프리웨이에 들어서는데 강한 햇빛이 나의 눈을 공격했다. 너무 밝아서 눈을 뜨기 힘들었고, 그러다보니 운전하는 것이 수월하지 않았다. 당연히 sun visor (햇빛 가리개)를 내려야 했다.

그렇게 가고 있는데, 고개를 넘어가자 이번에는 안개가 쫘악 깔린 광경이 들어왔다. 표지판도 잘 보이지 않고, 앞차도 가까운 거리에 가야지 그 형태를 제대로 알아볼수 있을정도의 한치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다. 그제서야 나는 햇빛가리개를 다시 올리고, 약간의 긴장감과 함께, 내가 가는 길에 눈을 고정시키고 운전에 정신을 집중했다.

 

우리의 인생이 이러한것 같다. 너무 밝음 가운데에 있다면, 우리는 오히려 그 빛에 눈이 멀어서 제대로 우리의 길을 가지 못할때가 있다. "너무 밝음" 이라고 하는데에는 여러가지 해석이 있을수 있겠지만, 내 생각을 말하자면, 환경도 좋고, 배경도 빵빵하고, 기회는 많고, 할줄 아는것도 많은 그런 상황이라고 이야기 하겠다. 그런 경우들을 심심치 않게 주위에서 볼수 있기도 하다. 예를 들자면, 무엇 하나 부족함 없어 보이는 사람이 갑자기 방황을 하게 되는 것을, 미래가 창창해보이던 사람이 제대로된 선택을 하지 못해 그저그런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우리는 본적이 있을것이다. 너무 밝아서, 그 밝음에 눈을 잠시 깜빡이게 되는 것처럼, 오히려 너무 밝아서 운전이 어려운것처럼 우리의 삶도 그런 것 같다.

반대로 안개가 껴서, 한치앞도 보기 어려운 경우는 어떠한가? 온전히 집중할수 있다, 아니 온전히 집중해야만 한다. 지금 가고 있는 길에, 지금 하고 있는 것에 집중을 해야한다는 뜻이리라.

완전히 어두운 지하창고에 갇혀버린 삶이 아닌, 안개가 껴서 먼곳을 미처 바라 볼수 없는 상황의 삶이 가져다주는 선물은 현재에 온전히 집중할수 있다는 것이다. 빠른 속도로 가지 못하는 것에 때때로 답답함을 느끼겠지만, 그렇게 적당한 속도로 주어진 길을 따라 가다보면 결국 따뜻한 집에, 결국 원하는 곳(것)에 다다를수 있으리라.